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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맹위원장, 참여와 혁신 인터뷰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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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68회 작성일 22-04-2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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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공존’으로 산업전환 해쳐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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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이 먼저 노사상생‧사회적 연대에 앞장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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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답이 있다.” 황인석 화학노련 위원장의 집무실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놓인 글귀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을 계기로 노동운동에 뛰어든 황인석 위원장은 이 말을 나침반 삼아왔다. 그는 경북 포항의 조선내화를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하다 2020년 5월 화학노련 22대 위원장으로 당선됐다.

당선 인터뷰에서 황인석 위원장은 “노조가 기업을 살리는 시대라는 화두를 던져라”라고 말했다. 그가 30여 년간 지향해온 노동운동의 방향성을 분명히 드러내는 말이었다. 2년여 시간이 흐른 지금 그의 당찬 포부는 어느 정도 이뤄졌을까? 4월 19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되는 화학노련 제63년 차 정기대의원대회를 앞두고 어느덧 임기 3년 차를 맞은 황인석 위원장을 만났다. 인터뷰는 4월 14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화학노련에서 진행했다.

- 당선 이후 2년여 시간이 흘렀다. 그간 소회에 대해 묻고 싶다.

노동운동의 밑바탕에는 조합원과 국민을 위한 진정한 마음이 자리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명감을 가지고 2년 동안 화학노련을 지켜왔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코로나19라는 사회적 여건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어려움이었다.

- 그간 화학노련을 이끌어오면서 방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그간 연맹은 다섯 가지 사항에 중점을 뒀다. 첫째는 법률 지원 강화다. 기업에는 법적 이슈에 대응하는 노무사나 변호사가 상주하지만, 노동조합은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에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여력이 적다. 한국노총 법률원이 있지만 단위 사업장 노동조합의 입장에서는 연맹을 거쳐야 하므로 즉시성이 떨어진다.

오랜 준비 끝에 화학노련 차원의 법률원을 오는 6월 1일부로 공식 출범하려 한다. 변호사 두 분, 노무사 두 분이 법률 교육 및 소송 대리까지 맡는다. 다만 노동조합 재정 여건을 고려해서 일단은 기존 노무법인 및 법무법인과 계약을 맺는 형식이다. 추후에 재정이 확보되면 독자적으로 법률원을 운영해볼 생각이다. 나아가 연맹 소속 화학 사업장뿐만 아니라 노동법에 적용받지 못하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는 누구든 관계없이 법률 상담 요청이 오면 상담을 해주는 조건으로 출발하려고 한다.

두 번째는 연맹의 투쟁 프로세스를 재정립하는 것이다. 지금 시대에 노사분규를 목적으로 하는 노조는 없다. 불가피하게 노사분규를 일으킬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연맹은 중재자 역할을 한다. 노조도 양보하고 회사도 양보해서 합의점을 만들어주는 게 연맹의 기본 역할이다. 그런데 합의점을 찾기 어려워 노사가 계속 줄다리기를 이어갈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중이다.

세 번째는 신규 노동조합 대표자 교육 강화다. 누구나 단위사업장에서 신임 위원장 경험을 쌓는다. 처음 위원장이 되면 왠지 모르게 선명성 경쟁을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웃음) 신임 대표자에게 교육을 통해서 사전에 노사 갈등을 예방하는 노동철학을 함께 공유하고자 했다. 또한 지역 단위 노조 대표자와 소통 강화, 노동조합의 재정 확충 사업 등이 중점 과제였다.

이러한 목표를 삼고 2년간 활동했는데,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3년 차에는 좀 더 구체화하고, 업무 연속성이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올해 화학노련이 강조하는 사업은 무엇인가?

대의원대회에서도 강조했지만 사업장에서 산업재해 예방 프로그램을 실질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임기 3년 차 핵심 내용이다. 전 조직을 대상으로 산재 사망 사고가 언제, 왜 일어났는지, 이후 현장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취합해 관리할 생각이다. 또한 연맹이든, 사업장이든 산재 사망자 위령탑을 세우는 것도 포함한다. 실태조사를 통해 산업재해를 줄일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찾을 계획이다.

- 올해 화학노련은 슬로건으로 ‘노사공존시대 함 해보자, 해보자!’를 내걸었다. 이에 대한 이유가 궁금하다.

‘함 해보자! 해보자’는 도쿄올림픽 때 김연경 선수가 했던 말을 따왔다.(웃음) ‘노사공존’이라는 키워드를 쓴 이유는 더 이상 노사관계가 옛날처럼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노사가 서로 윈윈해야지 않겠나? 그래서 노조가 먼저 회사에 공존시대를 같이 열어보자고 제안한 거다. 특히, 노사공존시대를 통해 산업재해 제로화, 고용안정, 소득격차 해소를 이뤄보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올해 여름쯤 연맹 지역본부 의장과 그 지역을 대표하는 사용자와 자리를 마련해서 ‘한번 우리부터 노사공존시대를 선언해서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할 생각이다. 사실 기업은 판매 전략, 기술 개발, 원가 혁신, 품질 등 모두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노사관계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노사관계가 1번이다. 노사관계가 좋아야 나머지 과제도 잘될 수 있다.

노사공존이라는 슬로건에는 노사관계를 가장 중심에 두고, 기업이 추구하는 경제적 가치나 환경적 가치, 사회적 가치 등을 함께 만들어보자는 뜻이다. 그래야 산업전환도 극복할 수 있는 게 아니겠나. 다만 노동조합이 노사공존시대를 주창했는데도 노동권을 짓밟는다면 그때는 피치 못하게 싸울 수밖에 없다.

-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할 때 ‘노사공존’이라는 키워드가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노사공존이나 사회적 연대 등을 강조하는 계기가 있나?

노동조합이 우리 것만 사회와 정부에 요구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이제 노동조합이 ‘우리 노동자들보다 더 낮은 사람들을 보라’고 말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최근 강원도 산불 피해가 컸다. 삶의 터전과 생계 수단이 다 파괴돼 버린 분들에게 노동조합이 위로를 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 그렇게 성금 모금 운동을 벌여 1,000여만 원을 피해 지역에 전달했다.

액수의 크고 작음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런 발상이 중요한 거라고 본다. 하다못해 피해 주민들에게 라면 한 박스라도 전달해 줄 수 있는 것 아니겠나? 노동운동의 본질은 나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노동조합에서도 먼저 이런 논의를 시작해야 사회적인 가치도 형성된다고 본다.

한국사회 사용자들의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노동조합에서 먼저 사회적 연대를 주장하면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노동조합에서 임금의 단 1%만이라도, 단 0.5%만이라도 사회적 기금으로 조성해 사용자에게 이에 상응하는 만큼 사회적 기금 조성에 나서라고 한다면, 사용자가 응하지 않을 리 없다. 그렇게 모인 기금이 사회적 약자에게 돌아가게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같이 사는 것이 아닌가. 노동운동이 지향해야 할 방향성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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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면서 노동계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윤석열 당선자가 후보 시절에 했던 발언을 보면, 노동의 가치보단 기업의 가치 더 많이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기업하는 데는 더 좋은 방향으로 정책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 과정에 노동단체와 경제단체의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노사정은 지금보다 훨씬 더 굳건한 관계를 가져야 한다. 한국노총에 주문하고 있는 사안 중 하나인데,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요구할 것은 요구할 수 있는 사회적 협의 채널 강화가 필요하다.

다만 이와 별도로 윤석열 정부가 빠르게 이행해야 할 노동과제 중 1번은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 철폐라고 생각한다.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400만여 명이다. 경제적으로 선진국에 도약한 우리나라에서 약 400만 명의 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핍박받아야 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윤석열 정부가 더 앞장서서 이 문제를 들여다봤으면 한다.

- 산업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중 화학산업은 강화된 환경 규제를 비켜가기 특히 어렵다. 여기에 어떻게 대응하려고 하나?

소위 대전환의 장벽 앞에 서 있다. 산업 변화에 따라 일자리가 줄어들고, 소득이 양극화되는 상황이다. 여기서 화학노련은 산하 조직의 70%가 100명 미만 조직으로 구성돼있다. 노동조건이 굉장히 열악하다. 이때 가장 최선의 방법은 노동운동의 원칙에 충실히 하는 거라고 본다. 행복한 일터 조성에 노사가 합심하자는 거다.

큰 조직들은 자생력이 있기 때문에 전환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해도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다. 그런데 100만 미만 사업장은 노동조합 위원장이나 기업 경영주 등 어느 리더 하나가 조금만 판단을 잘못해버리면 한순간 회사가 다 날아가버릴 수 있다.

과거 산업화 역사를 되돌아보면, 1980~1990년대 노사갈등이 커지자 기업들이 해외로 다 빠져나가 버렸다. 한편으로는 당시 기업들이 빠져나갈 수 있는 명분을 노동조합이 준 거라고 본다. 단적으로 말해서 노사가 화합하지 못해서다. 노동조합이 그런 상황에 도달하기 전에 국내에서 기업을 경영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역할을 해야 한다. 정부도 그러한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노사가 윈윈하는 구조로 가지 않으면, 특히 작은 사업장들은 계속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다.

- 업종별로 산업전환을 맞이하는 시기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화학산업에서 산업전환이 가시화되는 시기를 언제로 보고 있는가?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경영자들이 시대에 맞춰서 소위 연구개발 투자 등 장기적인 회사의 발전을 위한 마인드를 형성하지 못하면 노조 입장에서는 그냥 따라가는 수밖에 없다. 먼저 경영단체가 화학 사업장이 존속 가능할 수 있도록 나서줘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가끔 단위 노조 위원장들에게 그런 얘기를 한다. 주인의식을 갖는 것만이 우리 사업장을 지킬 수 있는 가장 유일한 키다. 주인의식의 기본은 종업원 지주제다. 우리가 회사의 주식을 가지면, 아무래도 기업의 성장에 좀 더 힘을 쓰지 않겠나. 그렇게 서로가 윈윈하는 구조로 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본다.

- 마지막으로 화학 노동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매월 1일 연맹 산하 대표자에게 그런 내용의 문자를 보낸다. 연맹이라는 공동체는 조합원들이 위원장을 믿고 위원장은 조합원들을 믿어야 가능하다. 신뢰가 없으면 조직은 바로 설 수 없다. 나부터 화학 노동자로서 역할에 앞장서서 할 테니, 우리 조합원 여러분들도 연맹을 믿고 함께 공동 전선을 펼쳐가자고 말하고 싶다.


참여와 혁신 손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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