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위원장 후보들로부터 듣는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홍보
조회 539회
작성일 05-02-15 00:00
본문
한국노총 위원장 후보들로부터 듣는다
4명의 후보자들이 말하는 한국노총의 현 상태, 향후 개혁추진 방향, 정치방침
한국노총 제21대 위원장 선거가 불과 열흘 뒤인 17일 진행된다. <매일노동뉴스>는 출사표를 던지 4명의 후보 모두를 만나 출마의 변과 한국노총 현 상태에 대한 진단, 앞으로 개혁추진 방향, 정치방침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 기호1번 장대익 후보
'산별·지역 연계 단결·통합노총 건설' -기호1번 장대익
지역 참여 보장한 중앙위 활성화 … 사업장 복수노조 허용, 전면 재고해야
“산별과 현장으로부터 유리되고 분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한국노총의 위기를 돌파해 현장과 조합원, 국민들로부터 신뢰받고 지지받는 노총을 만들겠다.” 제21대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기호 1번 장대익 후보의 말이다. 지난해 공공3개 연맹의 통합을 이룬 공공노련의 총괄위원장인 장대익 후보는 “현재 한국노총은 독자적인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민주노총 따라가기에 급급하고 있어 조직 정체성에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며 “산별과 지역을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중앙위원회 활성화 등으로 대단결·통합의 노총을 만들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장대익 후보는 △중앙위원회 활성화 및 지역참여 보장 △중장기 발전전략위원회 설치 △2006년까지 유사산별 통합과 산별노조 건설 박차 △사업장 단위 복수노조 전면 재고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 한국노총이 위기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한 진단은?
“위기는 한국노총 정체성의 혼란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 포장되는 것은 필요없다. 조합원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국민들로부터는 어떤 시각으로 보여지고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독자적인 노동운동도 중요하지만 정세와 맞물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정확히 볼 줄 알아야 한다. 이같은 운동 방향은 노총 위원장의 독단에 의해서가 아니라 조직의 힘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 그렇지 않았을 때 정체성에 혼란이 온다. 조합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볼 수 있어야 한국노총이 건강한 노총으로 거듭날 수 있다.”
- 지난해 한국노총의 활동을 평가해 달라
“이용득 집행부가 사회변혁을 외치면서 강한 의욕으로 출발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산별과 지역을 잘 아우르지 못했으며 노총 내 분열상황도 벌어졌다고 판단한다. 이는 위원장 독단의 민주노총 투쟁 방식 답습으로 현장 조합원들에게 노총 정체성에 대한 실망과 문제제기를 안겨줬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과의 조직연대 부분이나 정규직의 양보를 통한 비정규직 차별 문제 해결, 국가보안법 폐지 등에서 확인했듯 조직에 대한 설득과 구체적인 실천방안 제시없이 선언식, 보여주기식 활동에 머물렀던 게 아닌가 생각된다.”
- 한국노총의 개혁 방향은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가?
“개혁은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가는 것이지 혁명을 하는 게 아니다. 이런 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중장기 발전전략위원회를 구성해 정책·조직·정치 등 노총의 총체적 방향을 재정립 할 계획이다. 운동노선을 정립하고, 정책을 강화해 전략 정치를 펴는 게 시급하다. 이를 위해 인재 발굴과 시스템 구축에 주력하겠다. 또 조합원의 참여를 확대시키고, 노총 중앙과 산별, 지역간의 연계를 강화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고자 한다.
- 한국노총 선거제도에 대한 불만도 높다. 평가 및 개선 방안은?
“선거에 직접 참여해보니 대의원에 대한 정보 접근이 제한적이고 불공정했다. 특히 이번 선거는 선거기간도 짧아 후보에 대한 검증 기회도 부족하다. 궁극적으로는 선거공영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또 보다 많은 현장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대의원 수를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
- 한국노총 정치방침에 대한 견해를 밝혀달라.
“지난해 총선에서 독자정당 건설은 실패로 끝났다. 단기적으로는 한국노총의 정책, 정치역량을 총동원해서 각 정당들과 사안별로 공조, 협조해 노동자들에게 가해지고 있는 각종 악법에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중장기적인 정치세력화 방침은 각 조직의 의견을 수렴해서 최고 의결기관인 대의원대회에서 확정할 것이다. 중장기 발전전략위원회에서 이 부분을 적극 검토하고, 일정을 짜나갈 계획이다. 또 모든 것은 조합원들의 충분한 토론을 거치도록 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선거과정을 통해 노총의 새로운 운동 방향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선거에 임할 것이며 선거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한국노총 59년 역사에 비춰 좀 더 건강한 노총으로 재탄생되는 21대 위원장 선거가 됐으면 좋겠다.”
▲ 기호2번 이용득 후보
“한국노총 위기 탈출·재건이 핵심 과제” - 기호2번 이용득
사회적 연대 통한 열린노총 건설…산별과 지역본부 유기적 결합
'짧았던 8개월간 희망의 싹을 틔웠습니다. 앞으로 3년 희망의 꽃을 피우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제21대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2번 이용득 후보. 지난해 녹색사민당의 4·15 총선 패배 이후 보궐선거로 '위기의 한국노총'에 뛰어든 이 후보는 “한국노총을 위기에서 구출하고 재건하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과제다.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이번 선거에 나섰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산별과 지역본부의 유기적 결합 △유사산별 통합을 통한 산별노조 건설 △사회적 연대를 통한 열린노총 건설 △사회개혁 주체세력으로 힘 있는 한국노총 건설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 한국노총이 위기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한 진단은?
“현장을 다니면서 지금의 위기는 현장보다는 중앙 운동방식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느꼈다. 위기는 노총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가 떨어지고 필요성이 적어진다는 데 있다. 조합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활동을 못해 왔다는 것이다. 대중적 지지를 기반으로 조합원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고 조합원의 이해와 권익향상에 적극 나서야 한다. 때문에 현장 대표자들과의 대화가 필요하다. 한국노총 산하 3,900개 단위 노조 대표자들을 모아 토론할 수 있도록 '전국 대표자회의'를 추진해 보겠다. 어려움은 있겠지만 현장 대표자들과 연맹 및 중앙간부들이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시스템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 지난해 한국노총 활동을 평가해 달라.
“조합원 2,500여명 규모인 한미은행노조 파업뿐만 아니라 조합원 68명인 울산 한국알콜노조 투쟁에도 노총 위원장이 나섰고 배전분할 중단 등 산별노조의 문제는 물론 제조산업, 운수 등 분규 현장들을 노총 위원장이 직접 뛰어다니면서 해결해 냈다. 하반기 투쟁에서는 민주노총과 연대투쟁을 벌이기도 했고, 노총 역사상 최초로 25일간 장기천막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노총은 투쟁과 함께 정치적 협상과 교섭도 병행하며 비정규직 법안을 유보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이를 통해 대내외적으로 한국노총의 위상과 신뢰가 높아져 한국노총을 지지하는 중간활동가들이 자신감을 갖고 당당하게 일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한다.”
- 한국노총의 개혁 방향은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가?
“3년 전 개혁특위 위원장을 맡았을 때 보수와 개혁을 망라해 50여명의 개혁특위 위원을 선정했으나 실제 활동한 사람은 5~6명에 불과했다. 개혁을 주장하는 사람은 많았으나 참여하고 실천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한국노총 개혁방향은 이미 개혁특위 보고서에 다 명시돼 있다. 지금은 개혁을 논할 때가 아니라 개혁을 실천할 때다. 중요한 것은 현장으로부터 신뢰받고 감동을 주는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중앙의 개혁을 현장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한국노총은 대중적 노동운동을 할 것이다. '일자리 나누기', '산업경제 발전' 등을 위해 사회 한 주체로서 책임있게 행동해 나갈 것이다.”
- 한국노총 선거제도에 대한 불만도 높다. 평가 및 개선 방안은?
“지난 임기동안 '위원장 직선제'를 검토하기 위한 시뮬레이션도 해보고 정치방침 결정을 위한 총투표도 해보려고 했지만 조합원 명부조차 제대로 제출되지 않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 직선제는 시간을 갖고 검토해야 한다. 다만 실천가능한 부분부터 추진해 나갈 것이다. 위원장-사무총장 런닝메이트 제도나 선거인단 구성을 통한 선거 등은 추진 가능한 과제들이다. 후보자 난립을 방지하기 위해 조합원이나 대의원들의 추천을 통해 입후보할 수 있게 하는 등 후보 요건 강화조항도 제정할 필요가 있다.”
- 한국노총 정치방침에 대한 견해를 밝혀달라.
“조합원들의 뜻을 물어서 결정할 것이다. 지난 임기동안 “조합원 총투표”를 실시하려고 했지만 실무적인 어려움에 부딪혀 추진하지 못했다. 당장 정치방침을 결정할 시기는 아니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이를 진행시켜 나갈 계획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지금 모두가 노동운동을 '위기'라고 말하고 있다. 이런 시기일수록 노동자들에게는 '단결'이 중요하다. 이번 한국노총 선거도 후유증이 없도록 깨끗하고 공정하게 진행됐으면 한다”
▲ 기호3번 이동호 후보
'한국노총 현 임원들 모두 개혁 대상' -기호 3번 이동호
'민주노총 따라하기' 중단해야…한국노총 강화 통해 독자 정치세력화 추진 바람직
제21대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3번 이동호 후보(현 한국노총 기획조정실장)는 “노총 현 지도부가 '생색내기식 쇼맨십'으로 움직인다”며 이용득 위원장을 비롯한 현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이 후보는 “이벤트성 행사이자, 정치적 쇼”라는 수사를 동원, “이용득”이라는 이름 석자와 맞서고 있다.
이동호 후보는 “노총이 조합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서 위상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며 “그 책임은 이용득 위원장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또 “노총은 내부적으로 인력부재로 인해 정책을 발굴하지 못하면서 자신감이 결여돼 민주노총의 정책을 따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관리공단 7~9대 노조 위원장과 공공서비스연맹 부위원장을 맡았던 이 후보는 △한국노의 노동운동 주도권 확보 △현장과 함께하는 사업수행 체계 구축 △재정운영 투명화 △정책역량 강화와 인재 발굴 등을 주요공약으로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한국노총이 위기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한 진단은?
“정책능력 부재, 허술한 조직관리, 방만한 재정운영 등으로 조합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어 갈수록 노총 위상이 추락되고 있다. 특히 4·15 총선 참패 이후 노총의 상처는 굉장히 컸기 때문에 내부적인 청산이 필요했다. 그러나 지도부는 내부적 역량 강화에는 관심이 없고, 외부적 쇼맨쉽이 오히려 컸다. 이게 위기의 본질이다. 이용득 위원장의 현장 활동은 본인의 재선을 위한 것이었지, 사업 체계 구축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향후 노총 지도부는 무너진 조직을 재건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 지난해 한국노총의 활동을 평가해 달라.
“노총은 지난해 동안 이벤트성 행사에 치중했으며 이는 이용득 위원장의 정치적 행보와 같기 때문에 결국 조합원들을 상대로 사기를 친 것이다. 이를 통해 노총이 나아질 수 있다고 보는가? 특히 “민주노총 따라하기”가 더욱 심화됐다. 지난해 하반기 투쟁은 민주노총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닌 것이다. 민주노총에 대항할 만한 인물도 없지만 정책도 없었다. 그 원인은 맨파워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4·15총선 이후 새 집행부가 구성되면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해고하고, 일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을 대거 채용하는 등 무원칙한 인사를 했다. 인사의 실패는 조직의 실패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한국노총의 개혁 방향은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가?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인적자원이 노총에는 없다. 개혁특위 보고서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실무적인 관점에서 풀어야 함에도 굉장히 추상적이다. 결국 개혁을 위한 실천능력이 없는 것 같다. 이 때문에 새로운 인적자원이 필요하다. 일을 해 본 사람, 현장 조합원 가운데 엘리트를 채용해야 한다. 내가 당선이 될 경우, 인재를 구하기 위해서는 직접 현장으로 들어가 테스트를 할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노총 임원들은 현재 개혁 대상이다.”
- 한국노총 선거제도에 대한 불만도 높다. 평가 및 개선 방안은?
“대의원 명부 관리가 전혀 안 되고 있던데 차근차근 명부 관리를 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게 선거제도 개혁과 맞물리며 선행됐을 때 직선제가 가능하다. 특히 직선제 필요성에 대한 전 조합원 공감대가 형성됐을 때 조합원 투표를 통해서 직선제를 추진해야 한다. 사무총장 러닝메이트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다만 부위원장은 출마하고 싶은 사람들이 출마하면 된다. 그래야 위원장의 독선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 이뤄진다.”
- 한국노총 정치방침에 대한 견해를 밝혀달라.
“양대 노총 통합은 시기상조다. 독자 정당 창립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민주노동당을 통해 정치세력화를 추진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 노총의 핵심 목표는 스스로 존립에 성공한 이후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제도개선 투쟁의 우군으로 활용해야 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노동운동은 국민운동으로 승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 노동계는 의견의 스펙트럼도 다양하며 파벌도 심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활발한 토론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노총은 토론문화가 없다. 앞으로 노조가 국민운동으로 승화되기 위해는 노조 간부들이 공부를 하고 연구개발을 해야 한다.'
▲ 기호4번 이경식 후보
'현장 목소리 통해 “젊은 개혁” 완수' -기호4번 이경식
위원장 직선제 방침 불변…산별 중앙위에 노총 위원장 직접 참여해야
“사회적 책임완수! 신뢰받는 젊은 노총 건설! 행복한 노동자가 넘쳐나는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제21대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4번 이경식 후보. 한국수자원공사노조 위원장인 이 후보는 단위노조 위원장으로서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에 뛰어든 “과감한” 성격답게 “기득권과 이해관계에 따른 의사결정이 만성화돼 있는 한국노총의 구조를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혁신해 나가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이를 위해 이 후보는 △인적, 조직적 혁신을 통한 새 한국노총 건설 △산별 중앙위원회에 노총 위원장 직접 참여를 통한 현장 목소리 반영 △노총 위원장 선거 직선제로 개편 등 선거제도 혁파 △산별노조 건설과 양대노총 통합 발판 마련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 한국노총이 위기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한 진단은?
“한국노총의 위기는 현장의 위기가 아닌 중앙 상층부의 위기일 뿐이다. 현장 정서와 동떨어진 결정을 내리고 이를 집행해가는 일부 산별대표자들과 집행부들에게 문제가 있다. 노조는 조합원들의 정서와 이해를 반영하는 것이 원칙이다. 또 대정부 교섭력과 정치력을 강조하는 것은 독특한 한국노총만의 정체성인데, 투쟁 또한 조합원들의 동의 속에서 만들어진다. 조합원의 정서와 이해에 따른 한국노총의 정체성을 세워야 한다.”
- 지난해 한국노총의 활동을 평가해 달라.
“보궐임기를 맡은 이용득 위원장이 현장에 다니면서 열심히 한 것은 좋지만, 그 현장이 투쟁현장인지 취임식 같은 기념식인지 의문이 든다. 이용득 위원장도 이 부분에서는 겸허하게 반성해야 한다. 어려운 상황에서 이용득 집행부가 짊어져야 했던 많은 짐들이 있었다는 것은 이해한다. 그러나 보수와 개혁의 “나눠먹기식” 임원, 집행부 구성을 했음에도 모두를 포용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선 비판받아야 한다. 자기 색깔을 분명히 하지 않고 원칙과 소신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본다. 지금의 보수와 개혁의 “화합”은 이해관계에 따라 세를 나눠먹는 “야합”에 불과하다.”
- 한국노총의 개혁 방향은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가?
“조직적으로 어려웠지만 책임은 서로 미뤄왔던 것이 한국노총의 모습이었다. “해방 이후 유일하게 안 변한 곳이 한국노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개혁특위 안이 이미 제출됐지만 이행이 안 되고 있다. 노총 위원장은 이를 강하게 추진해야 하고 유사산별 통합 및 산별노조 건설에 따라 산별위원장들의 역할과 권한도 강화돼야 한다. 안으로 내실있게 다지면서 외부로는 조직을 확대해 나가는 조직강화 및 확대사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 한국노총 선거제도에 대한 불만도 높다. 평가 및 개선 방안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선거 직선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 직선제로 위원장 선거를 치른다면 기득권 세력에 의해 좌우되고 있는 이 현실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동시에 위원장이 큰 힘을 갖고 개혁을 추진해 나갈 수 있다. 대통령도 전 국민 직선제로 선출하는데, 한국노총도 충분히 직선제를 도입할 수 있다. 그것이 현장과 앙이 소통하며 노총을 개혁하는 방향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각 연맹들의 폐쇄성이 심각하다는 것은 느꼈다. 대의원 명부 확보하려고 했으나 어려웠다. 법원에 선거중지가처분신청을 내니까 대의원 명부를 제공하고 있다. 이게 현실이다.”
- 한국노총 정치방침에 대한 견해를 밝혀달라.
“정치방침 결정의 기본은 현장이다. 녹색사민당은 간부들만 알았지 현장 조합원은 몰랐던 실패작이다. 지역본부가 중간다리가 돼야 한다. 산별위원장 역할과 권한이 새롭게 정립돼야 하지만 지역본부에도 중앙위원회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 지역본부 강화를 통해 정치세력화의 전초기지를 만들어야 한다. 이 방안이 완성될 때까지 정치방침에 대한 의견개진은 무의미하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선거는 현장의 목소리를 담는 기회가 돼야 한다. 이번에 개혁세력들이 살아있는 목소리를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노총 개혁의 힘이고 출발점이다. 나를 통해 이 같은 표들이 집결돼야 한다. 보수와 개혁의 “불완전한 동거”에 목매달지 말고 현장과 함께 하는 개혁적 표들을 나한테 모아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 /김봉석 최봉석 임지혜 기자 sagesse@labortoday.co.kr
출처 : 2005-02-07 오전 9:52:52 입력 ⓒ매일노동뉴스
매일노동뉴스 원문보기는 아래를 클릭하세요
http://www.labortoday.co.kr/news/view.asp?arId=50028
4명의 후보자들이 말하는 한국노총의 현 상태, 향후 개혁추진 방향, 정치방침
한국노총 제21대 위원장 선거가 불과 열흘 뒤인 17일 진행된다. <매일노동뉴스>는 출사표를 던지 4명의 후보 모두를 만나 출마의 변과 한국노총 현 상태에 대한 진단, 앞으로 개혁추진 방향, 정치방침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 기호1번 장대익 후보
'산별·지역 연계 단결·통합노총 건설' -기호1번 장대익
지역 참여 보장한 중앙위 활성화 … 사업장 복수노조 허용, 전면 재고해야
“산별과 현장으로부터 유리되고 분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한국노총의 위기를 돌파해 현장과 조합원, 국민들로부터 신뢰받고 지지받는 노총을 만들겠다.” 제21대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기호 1번 장대익 후보의 말이다. 지난해 공공3개 연맹의 통합을 이룬 공공노련의 총괄위원장인 장대익 후보는 “현재 한국노총은 독자적인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민주노총 따라가기에 급급하고 있어 조직 정체성에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며 “산별과 지역을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중앙위원회 활성화 등으로 대단결·통합의 노총을 만들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장대익 후보는 △중앙위원회 활성화 및 지역참여 보장 △중장기 발전전략위원회 설치 △2006년까지 유사산별 통합과 산별노조 건설 박차 △사업장 단위 복수노조 전면 재고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 한국노총이 위기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한 진단은?
“위기는 한국노총 정체성의 혼란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 포장되는 것은 필요없다. 조합원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국민들로부터는 어떤 시각으로 보여지고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독자적인 노동운동도 중요하지만 정세와 맞물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정확히 볼 줄 알아야 한다. 이같은 운동 방향은 노총 위원장의 독단에 의해서가 아니라 조직의 힘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 그렇지 않았을 때 정체성에 혼란이 온다. 조합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볼 수 있어야 한국노총이 건강한 노총으로 거듭날 수 있다.”
- 지난해 한국노총의 활동을 평가해 달라
“이용득 집행부가 사회변혁을 외치면서 강한 의욕으로 출발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산별과 지역을 잘 아우르지 못했으며 노총 내 분열상황도 벌어졌다고 판단한다. 이는 위원장 독단의 민주노총 투쟁 방식 답습으로 현장 조합원들에게 노총 정체성에 대한 실망과 문제제기를 안겨줬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과의 조직연대 부분이나 정규직의 양보를 통한 비정규직 차별 문제 해결, 국가보안법 폐지 등에서 확인했듯 조직에 대한 설득과 구체적인 실천방안 제시없이 선언식, 보여주기식 활동에 머물렀던 게 아닌가 생각된다.”
- 한국노총의 개혁 방향은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가?
“개혁은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가는 것이지 혁명을 하는 게 아니다. 이런 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중장기 발전전략위원회를 구성해 정책·조직·정치 등 노총의 총체적 방향을 재정립 할 계획이다. 운동노선을 정립하고, 정책을 강화해 전략 정치를 펴는 게 시급하다. 이를 위해 인재 발굴과 시스템 구축에 주력하겠다. 또 조합원의 참여를 확대시키고, 노총 중앙과 산별, 지역간의 연계를 강화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고자 한다.
- 한국노총 선거제도에 대한 불만도 높다. 평가 및 개선 방안은?
“선거에 직접 참여해보니 대의원에 대한 정보 접근이 제한적이고 불공정했다. 특히 이번 선거는 선거기간도 짧아 후보에 대한 검증 기회도 부족하다. 궁극적으로는 선거공영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또 보다 많은 현장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대의원 수를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
- 한국노총 정치방침에 대한 견해를 밝혀달라.
“지난해 총선에서 독자정당 건설은 실패로 끝났다. 단기적으로는 한국노총의 정책, 정치역량을 총동원해서 각 정당들과 사안별로 공조, 협조해 노동자들에게 가해지고 있는 각종 악법에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중장기적인 정치세력화 방침은 각 조직의 의견을 수렴해서 최고 의결기관인 대의원대회에서 확정할 것이다. 중장기 발전전략위원회에서 이 부분을 적극 검토하고, 일정을 짜나갈 계획이다. 또 모든 것은 조합원들의 충분한 토론을 거치도록 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선거과정을 통해 노총의 새로운 운동 방향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선거에 임할 것이며 선거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한국노총 59년 역사에 비춰 좀 더 건강한 노총으로 재탄생되는 21대 위원장 선거가 됐으면 좋겠다.”
▲ 기호2번 이용득 후보
“한국노총 위기 탈출·재건이 핵심 과제” - 기호2번 이용득
사회적 연대 통한 열린노총 건설…산별과 지역본부 유기적 결합
'짧았던 8개월간 희망의 싹을 틔웠습니다. 앞으로 3년 희망의 꽃을 피우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제21대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2번 이용득 후보. 지난해 녹색사민당의 4·15 총선 패배 이후 보궐선거로 '위기의 한국노총'에 뛰어든 이 후보는 “한국노총을 위기에서 구출하고 재건하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과제다.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이번 선거에 나섰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산별과 지역본부의 유기적 결합 △유사산별 통합을 통한 산별노조 건설 △사회적 연대를 통한 열린노총 건설 △사회개혁 주체세력으로 힘 있는 한국노총 건설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 한국노총이 위기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한 진단은?
“현장을 다니면서 지금의 위기는 현장보다는 중앙 운동방식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느꼈다. 위기는 노총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가 떨어지고 필요성이 적어진다는 데 있다. 조합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활동을 못해 왔다는 것이다. 대중적 지지를 기반으로 조합원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고 조합원의 이해와 권익향상에 적극 나서야 한다. 때문에 현장 대표자들과의 대화가 필요하다. 한국노총 산하 3,900개 단위 노조 대표자들을 모아 토론할 수 있도록 '전국 대표자회의'를 추진해 보겠다. 어려움은 있겠지만 현장 대표자들과 연맹 및 중앙간부들이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시스템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 지난해 한국노총 활동을 평가해 달라.
“조합원 2,500여명 규모인 한미은행노조 파업뿐만 아니라 조합원 68명인 울산 한국알콜노조 투쟁에도 노총 위원장이 나섰고 배전분할 중단 등 산별노조의 문제는 물론 제조산업, 운수 등 분규 현장들을 노총 위원장이 직접 뛰어다니면서 해결해 냈다. 하반기 투쟁에서는 민주노총과 연대투쟁을 벌이기도 했고, 노총 역사상 최초로 25일간 장기천막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노총은 투쟁과 함께 정치적 협상과 교섭도 병행하며 비정규직 법안을 유보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이를 통해 대내외적으로 한국노총의 위상과 신뢰가 높아져 한국노총을 지지하는 중간활동가들이 자신감을 갖고 당당하게 일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한다.”
- 한국노총의 개혁 방향은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가?
“3년 전 개혁특위 위원장을 맡았을 때 보수와 개혁을 망라해 50여명의 개혁특위 위원을 선정했으나 실제 활동한 사람은 5~6명에 불과했다. 개혁을 주장하는 사람은 많았으나 참여하고 실천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한국노총 개혁방향은 이미 개혁특위 보고서에 다 명시돼 있다. 지금은 개혁을 논할 때가 아니라 개혁을 실천할 때다. 중요한 것은 현장으로부터 신뢰받고 감동을 주는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중앙의 개혁을 현장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한국노총은 대중적 노동운동을 할 것이다. '일자리 나누기', '산업경제 발전' 등을 위해 사회 한 주체로서 책임있게 행동해 나갈 것이다.”
- 한국노총 선거제도에 대한 불만도 높다. 평가 및 개선 방안은?
“지난 임기동안 '위원장 직선제'를 검토하기 위한 시뮬레이션도 해보고 정치방침 결정을 위한 총투표도 해보려고 했지만 조합원 명부조차 제대로 제출되지 않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 직선제는 시간을 갖고 검토해야 한다. 다만 실천가능한 부분부터 추진해 나갈 것이다. 위원장-사무총장 런닝메이트 제도나 선거인단 구성을 통한 선거 등은 추진 가능한 과제들이다. 후보자 난립을 방지하기 위해 조합원이나 대의원들의 추천을 통해 입후보할 수 있게 하는 등 후보 요건 강화조항도 제정할 필요가 있다.”
- 한국노총 정치방침에 대한 견해를 밝혀달라.
“조합원들의 뜻을 물어서 결정할 것이다. 지난 임기동안 “조합원 총투표”를 실시하려고 했지만 실무적인 어려움에 부딪혀 추진하지 못했다. 당장 정치방침을 결정할 시기는 아니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이를 진행시켜 나갈 계획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지금 모두가 노동운동을 '위기'라고 말하고 있다. 이런 시기일수록 노동자들에게는 '단결'이 중요하다. 이번 한국노총 선거도 후유증이 없도록 깨끗하고 공정하게 진행됐으면 한다”
▲ 기호3번 이동호 후보
'한국노총 현 임원들 모두 개혁 대상' -기호 3번 이동호
'민주노총 따라하기' 중단해야…한국노총 강화 통해 독자 정치세력화 추진 바람직
제21대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3번 이동호 후보(현 한국노총 기획조정실장)는 “노총 현 지도부가 '생색내기식 쇼맨십'으로 움직인다”며 이용득 위원장을 비롯한 현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이 후보는 “이벤트성 행사이자, 정치적 쇼”라는 수사를 동원, “이용득”이라는 이름 석자와 맞서고 있다.
이동호 후보는 “노총이 조합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서 위상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며 “그 책임은 이용득 위원장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또 “노총은 내부적으로 인력부재로 인해 정책을 발굴하지 못하면서 자신감이 결여돼 민주노총의 정책을 따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관리공단 7~9대 노조 위원장과 공공서비스연맹 부위원장을 맡았던 이 후보는 △한국노의 노동운동 주도권 확보 △현장과 함께하는 사업수행 체계 구축 △재정운영 투명화 △정책역량 강화와 인재 발굴 등을 주요공약으로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한국노총이 위기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한 진단은?
“정책능력 부재, 허술한 조직관리, 방만한 재정운영 등으로 조합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어 갈수록 노총 위상이 추락되고 있다. 특히 4·15 총선 참패 이후 노총의 상처는 굉장히 컸기 때문에 내부적인 청산이 필요했다. 그러나 지도부는 내부적 역량 강화에는 관심이 없고, 외부적 쇼맨쉽이 오히려 컸다. 이게 위기의 본질이다. 이용득 위원장의 현장 활동은 본인의 재선을 위한 것이었지, 사업 체계 구축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향후 노총 지도부는 무너진 조직을 재건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 지난해 한국노총의 활동을 평가해 달라.
“노총은 지난해 동안 이벤트성 행사에 치중했으며 이는 이용득 위원장의 정치적 행보와 같기 때문에 결국 조합원들을 상대로 사기를 친 것이다. 이를 통해 노총이 나아질 수 있다고 보는가? 특히 “민주노총 따라하기”가 더욱 심화됐다. 지난해 하반기 투쟁은 민주노총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닌 것이다. 민주노총에 대항할 만한 인물도 없지만 정책도 없었다. 그 원인은 맨파워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4·15총선 이후 새 집행부가 구성되면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해고하고, 일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을 대거 채용하는 등 무원칙한 인사를 했다. 인사의 실패는 조직의 실패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한국노총의 개혁 방향은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가?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인적자원이 노총에는 없다. 개혁특위 보고서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실무적인 관점에서 풀어야 함에도 굉장히 추상적이다. 결국 개혁을 위한 실천능력이 없는 것 같다. 이 때문에 새로운 인적자원이 필요하다. 일을 해 본 사람, 현장 조합원 가운데 엘리트를 채용해야 한다. 내가 당선이 될 경우, 인재를 구하기 위해서는 직접 현장으로 들어가 테스트를 할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노총 임원들은 현재 개혁 대상이다.”
- 한국노총 선거제도에 대한 불만도 높다. 평가 및 개선 방안은?
“대의원 명부 관리가 전혀 안 되고 있던데 차근차근 명부 관리를 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게 선거제도 개혁과 맞물리며 선행됐을 때 직선제가 가능하다. 특히 직선제 필요성에 대한 전 조합원 공감대가 형성됐을 때 조합원 투표를 통해서 직선제를 추진해야 한다. 사무총장 러닝메이트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다만 부위원장은 출마하고 싶은 사람들이 출마하면 된다. 그래야 위원장의 독선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 이뤄진다.”
- 한국노총 정치방침에 대한 견해를 밝혀달라.
“양대 노총 통합은 시기상조다. 독자 정당 창립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민주노동당을 통해 정치세력화를 추진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 노총의 핵심 목표는 스스로 존립에 성공한 이후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제도개선 투쟁의 우군으로 활용해야 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노동운동은 국민운동으로 승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 노동계는 의견의 스펙트럼도 다양하며 파벌도 심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활발한 토론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노총은 토론문화가 없다. 앞으로 노조가 국민운동으로 승화되기 위해는 노조 간부들이 공부를 하고 연구개발을 해야 한다.'
▲ 기호4번 이경식 후보
'현장 목소리 통해 “젊은 개혁” 완수' -기호4번 이경식
위원장 직선제 방침 불변…산별 중앙위에 노총 위원장 직접 참여해야
“사회적 책임완수! 신뢰받는 젊은 노총 건설! 행복한 노동자가 넘쳐나는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제21대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4번 이경식 후보. 한국수자원공사노조 위원장인 이 후보는 단위노조 위원장으로서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에 뛰어든 “과감한” 성격답게 “기득권과 이해관계에 따른 의사결정이 만성화돼 있는 한국노총의 구조를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혁신해 나가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이를 위해 이 후보는 △인적, 조직적 혁신을 통한 새 한국노총 건설 △산별 중앙위원회에 노총 위원장 직접 참여를 통한 현장 목소리 반영 △노총 위원장 선거 직선제로 개편 등 선거제도 혁파 △산별노조 건설과 양대노총 통합 발판 마련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 한국노총이 위기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한 진단은?
“한국노총의 위기는 현장의 위기가 아닌 중앙 상층부의 위기일 뿐이다. 현장 정서와 동떨어진 결정을 내리고 이를 집행해가는 일부 산별대표자들과 집행부들에게 문제가 있다. 노조는 조합원들의 정서와 이해를 반영하는 것이 원칙이다. 또 대정부 교섭력과 정치력을 강조하는 것은 독특한 한국노총만의 정체성인데, 투쟁 또한 조합원들의 동의 속에서 만들어진다. 조합원의 정서와 이해에 따른 한국노총의 정체성을 세워야 한다.”
- 지난해 한국노총의 활동을 평가해 달라.
“보궐임기를 맡은 이용득 위원장이 현장에 다니면서 열심히 한 것은 좋지만, 그 현장이 투쟁현장인지 취임식 같은 기념식인지 의문이 든다. 이용득 위원장도 이 부분에서는 겸허하게 반성해야 한다. 어려운 상황에서 이용득 집행부가 짊어져야 했던 많은 짐들이 있었다는 것은 이해한다. 그러나 보수와 개혁의 “나눠먹기식” 임원, 집행부 구성을 했음에도 모두를 포용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선 비판받아야 한다. 자기 색깔을 분명히 하지 않고 원칙과 소신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본다. 지금의 보수와 개혁의 “화합”은 이해관계에 따라 세를 나눠먹는 “야합”에 불과하다.”
- 한국노총의 개혁 방향은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가?
“조직적으로 어려웠지만 책임은 서로 미뤄왔던 것이 한국노총의 모습이었다. “해방 이후 유일하게 안 변한 곳이 한국노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개혁특위 안이 이미 제출됐지만 이행이 안 되고 있다. 노총 위원장은 이를 강하게 추진해야 하고 유사산별 통합 및 산별노조 건설에 따라 산별위원장들의 역할과 권한도 강화돼야 한다. 안으로 내실있게 다지면서 외부로는 조직을 확대해 나가는 조직강화 및 확대사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 한국노총 선거제도에 대한 불만도 높다. 평가 및 개선 방안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선거 직선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 직선제로 위원장 선거를 치른다면 기득권 세력에 의해 좌우되고 있는 이 현실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동시에 위원장이 큰 힘을 갖고 개혁을 추진해 나갈 수 있다. 대통령도 전 국민 직선제로 선출하는데, 한국노총도 충분히 직선제를 도입할 수 있다. 그것이 현장과 앙이 소통하며 노총을 개혁하는 방향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각 연맹들의 폐쇄성이 심각하다는 것은 느꼈다. 대의원 명부 확보하려고 했으나 어려웠다. 법원에 선거중지가처분신청을 내니까 대의원 명부를 제공하고 있다. 이게 현실이다.”
- 한국노총 정치방침에 대한 견해를 밝혀달라.
“정치방침 결정의 기본은 현장이다. 녹색사민당은 간부들만 알았지 현장 조합원은 몰랐던 실패작이다. 지역본부가 중간다리가 돼야 한다. 산별위원장 역할과 권한이 새롭게 정립돼야 하지만 지역본부에도 중앙위원회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 지역본부 강화를 통해 정치세력화의 전초기지를 만들어야 한다. 이 방안이 완성될 때까지 정치방침에 대한 의견개진은 무의미하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선거는 현장의 목소리를 담는 기회가 돼야 한다. 이번에 개혁세력들이 살아있는 목소리를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노총 개혁의 힘이고 출발점이다. 나를 통해 이 같은 표들이 집결돼야 한다. 보수와 개혁의 “불완전한 동거”에 목매달지 말고 현장과 함께 하는 개혁적 표들을 나한테 모아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 /김봉석 최봉석 임지혜 기자 sagesse@labortoday.co.kr
출처 : 2005-02-07 오전 9:52:52 입력 ⓒ매일노동뉴스
매일노동뉴스 원문보기는 아래를 클릭하세요
http://www.labortoday.co.kr/news/view.asp?arId=50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