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총위원장후보 토론회 주요발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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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05-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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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위원장 후보자 토론회 주요 발언 내용
공통질문에서 개별질문, 상호토론까지
17일로 잡힌 노총 임원선거를 불과 5일 앞둔 지난 12일 열린 위원장 후보 초청토론회는 모두발언-공통질문·답변-개별질문·답변-상호토론-마무리발언의 순서로 진행됐다.
기호 순서에 따라 모두발언을 마친 뒤 각 후보들은 공통질문에 대한 답변을 시작하면서 서서히 열기를 높여가더니, 후보자 개인별 질문답변 시간에서 단점을 추궁하는 아픈 질문들이 쏟아지자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이어 예정에 없이 즉석에서 진행된 후보자간 상호토론에서 격한 감정들이 표출되기도 했지만 끝까지 발언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막바지 공통질문에 대한 답변과 마무리 발언에서는 차분히 선거에 임하는 각오를 다시 다졌다. 다음은 토론회에서 나온 주요 발언 요지.
<모두 발언>
◇장대익=현재 한국노총은 정체성이 훼손되는 등 중심이 없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조직이 유리되고 분열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어 이를 확실하게 바로잡기 위해서 출마했다. 현장과 조합원들의 뜻을 충분히 수렴해 노총의 중심을 세우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노총의 독자적인 정책 전략과 비전이 없이는 현 한국노동운동 진영과 사회적 연대활동의 중심에서 노총이 자리를 바로 잡을 수 없다.
◇이용득=4.15총선 참패 이후 노총은 최대 위기였고, 지난 5월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위원장에 당선됐다. 상당수 조합원들이나 대의원들이 노총의 위기극복을 위한 최대 적임자로 나를 선택한 것이다. 그때 대의원들이 나에게 8개월 동안 위원장을 잠시 맡으라는 뜻은 아니었을 것이다. 노총은 영향력을 잃어왔다. 그동안 다양한 부문·계층과 연대했고 현장 중심의 운동을 전개했다. 그리고 노총의 위기극복이라는 조직적 명령을 완수했다. 앞으로 3년간 제대로 된 검증을 받고 싶다.
◇이동호=8개월 전이나 지금이나 위기는 지속되고 있다. 이용득 위원장이 노총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대외적으로 노력한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속빈강정식의 이러한 활동이 노총의 내부를 제대로 개혁하고 변화를 가져왔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노총은 그동안 민주노총과 동일한 목소리를 내면서 독자적인 목소리가 없었다. 이 때문에 정책개발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지금 시점에서는 정책을 직접 집행하고 노동조합을 재건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노총 위원장에 가장 적절한 인물이다.
◇이경식=이용득 집행부는 지난 8개월 동안 진짜 제대로 된 집행부를 이끌어내고 선거제도 개혁을 이뤄내야 했다.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없다. 궁극적으로 노총 위원장의 정확한 방향과 노선이 없는 것이다. 이번 위원장 선거는 노총의 현주소를 정확히 진단하고 이런 부분들을 하나씩 개선해나가는 강한 의지가 필요한 시기다.
<공통질문, 답변>
◇사회자=“노동운동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그 원인은 무엇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경식=기아차 채용비리 사건 이후 노동운동 위기가 거론되는데 이는 일부의 문제다. 왜 이 문제가 노동계 전체의 위기문제로 부각되는지, 무슨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이를 위기로 물고 가는 일부 언론도 문제다. 일단 노동계 내부적으로 자정 역할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동호=결국 사람에 문제가 있다. 당초 운동을 시작하는 초심의 상태에서 많이 벗어나 결국 이권에 개입하고, 또한 귀족노조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궁극적으로 노동운동가들은 초심으로 돌아가서 노조 본래의 자정능력을 할 수 있는 강력한 체제를 구축하고 이같은 시스템을 정상화시키는 외부 감사제도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용득=기아차 문제로 노동운동 위기를 이야기할 것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 노동조합 조직률이 10.8%에 불과한 상황에서 고임금 노동자와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차이는 9배를 넘는다. 결국 비정규직, 차별받는 노동자들을 조직해야 한다. 기존 조합원들의 이익만을 주장하는 노동운동에서 탈피해야 한다.
◇장대익=비정규직이 무려 55%나 차지하고 있고 IMF 이후 계속 양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반 국민들은 노동운동에 대해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한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이게 위기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동자들은 노동운동 본연의 자기성찰이 필요하고, 가진 자들은 그렇지 못한 자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후보별, 주제별 발언내용 비교>
◇사회자=노무현 정부의 노동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특히 2월 임시국회의 비정규직 법안 대응이 임박했는데 이에 대한 대안은.
◇이동호=초기 친노동자적 입장에서 수구 보수세력의 공격으로 반노동자적 입장으로 선회했다. 노동계도 정부 정책에 대해 합리적인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는 자세가 미흡했지만, 정부도 노동정책 차원에서 지도감독 등 노사갈등 문제를 제대로 풀어나가기 위한 역할을 못했다. 비정규직 법안과 관련해서는 비정규 문제에 대해 노동계와 정부가 실태파악을 얼마나 정확하게 했는지가 중요하다. 법안은 재검토가 필요하다.
◇이용득=노무현 정부의 노동정책은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이전 정권과 뭔가 달라질 수 있다고 기대한 것 자체가 잘못이다. 노동정책에 대한 현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치는 사회적 대화의 틀을 완성시키는 것이다. 노조 입장에서도 사회적 대화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비정규직 법안 문제 역시 2월 임시국회에서 확실히 저지하되, 사회적 대화를 통해 재검토하도록 요구하고 이를 관철시킬 것이다.
◇장대익=노무현 정부의 노동정책이 사회 양극화의 주원인이다. 비정규직이 계속 양산되고 있지만 현 정부는 이 사태를 지속시키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작년 12월 이후 국회에 비정규법안이 상정돼 있는데 노총에서는 이 부분을 어떻게 슬기롭게 해결할 것인지 방법은 거의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지금이라도 네 후보가 함께 국회 환노위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경식=현 정부 노동정책을 평가하는 핵심은 사회 양극화 문제에 있다. 사회 안전망이 확보돼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노동계 전체가 문제를 제기해서 사회개혁쪽으로 나가야 한다. 법안 문제에 대해서는 장대익 후보가 제안한대로 네 후보가 환노위에 찾아가서 노총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이후 앞으로 들어설 집행부가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본다(발언 직후 이용득 후보가 후보들의 입장전달은 무의미하다고 제안을 거부함).
◇사회자=4.15 총선 이후 제기됐던 한국노총 위기론에 대해서는 지금 현재 어떻게 평가하나.
◇장대익=노총의 힘은 산별과 지역과 현장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를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다. 세 주체를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통합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노총의 힘을 강화시켜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경식= 녹색사민당과 노총이 운명을 같이한다는 발상 자체가 현장의 정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노총은 분명히 산별체제다. 이게 유기적으로 엮어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노총의 산별대표자들이 모여서 정치방침을 정해도 현장은 따로 움직인다.
◇이동호= 집행부가 어떤 일을 결정하고 추진할 때 독단적이어서는 안된다. 산별 및 지역과 교감을 형성하고 내부적으로 동의가 이뤄질 때 가능하다. 하지만 여전히 조직관리가 허술하다. 또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삼고초려, 오고초려를 해서라도 사람을 제대로 발굴해야 한다.
◇이용득=8개월 전과 다르다. 과거에는 조합원들이 한국노총 소속이라는 것을 부끄러워했으나 최근 현장을 다녀보면 당당해진 모습이다. 조직률을 봐도 한국노총의 위기는 아니다. 2004년 이후 한국노총의 조직률은 상승하고 있다. 이것이 현장운동이고 실천운동이다. 국민들도 한국노총의 위상을 다시 평가하고 있다.
◇사회자=그러면 한국노총 개혁의 상, 올바른 운동노선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이용득=노총이 책임 있는 조직이라면 국민경제와 사회적 분위기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공통의 이해와 목표가 있다면 협력적 관계로 갈 수도 있는 것이고, 싸울 때는 또 싸워야 한다. 이를 통해 국민들에게 사회적 주체로서 희망을 주는 조직이 돼야 한다.
◇이동호=노총 별도의 정책개발을 위한 인력풀을 만들어야 한다. 일선 현장에도 석박사급 조합원들이 많다. 이러한 인력풀을 어떻게 조직화하느냐에 따라 노총의 운명이 달라질 것이다. 운동노선은 중도좌파를 기본으로 하되 실용주의를 견지해야 한다.
◇이경식= 과거 노총을 병들게 했던 부분은 운동방향에 있어서 야합과 봉합으로 얼룩진 수구의 모습이었다. 문제는 일부 산별이 수구로 고착됐다는 것이다. 노동조합은 원칙과 대의에 맞게 가야 한다. 야합과 봉합으로 가는 방식은 절대 갈 길이 아니다.
◇장대익 = 개혁을 실천에 옮기려면 조직 내부의 힘이 있어야 한다. 결국에는 노총의 힘의 원천인 산별-지역-현장을 제대로 묶어내는 방안이 필요하다. 결국 개혁의 단초는 유사산별의 통합에 있다. 운동노선은 이동호 후보와 같다.
◇사회자=산별과 지역본부간의 유기적 관계설정이 어떠해야 하는지 다양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노총의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견해까지 말해달라.
◇장대익=산별대표자회의는 의결기관이고 지역은 집행기관이다. 이 두 관계를 실질적으로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하는 것이 관건이다.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한국노총의 중앙위원회를 통한 방법도 고려할만하다. 한국노총의 선거제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국회의원과 대통령 선거도 변하고 있는데 노총 선거제도만 변하지 않고 있다. 이런 부분은 철저하게 연구 검토해서 가장 모범적이고 투명한 선거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용득=지역본부가 중앙의 집행기구인데도 불구하고 노총 중앙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 잘 모른다. 산별대표자회의를 열면 지역본부에 비난이 나오고 지역본부 회의에서는 산별대표자회의를 비난한다. 결국 지역과 산별이 함께 회의를 하는 부분이 필요하다. 선거제도는 직선제가 많은 장점을 갖고 있지만 실천이 잘 안되고 있다.
◇이동호= 이것도 사람 문제이다. 산별위원장이나 지역본부장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결합하기 위한 의지가 필요하다. 결국 현장 활동가들을 노총 중앙차원에서 어떻게 육성 개발하느냐에 따라 노동조합의 활동이 정상화될 것이다. 직선제를 직접 시행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명부 확보만 일사분란하게 된다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하면 충분히 시행할 수 있다.
◇이경식=노총은 산별체제다. 유사산별 대통합을 통해서 조직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지역 본부의 역할은 그 다음이다. 선거제도는 문제가 많다. 노총 역사상 처음으로 선거중지가처분 신청을 냈다. 30명을 동원해 5일 동안 작업을 했는데도, 조합원 명부가 안나온다. 조합원과 대의원 명부도 안주는데 무슨 열린 노총인가.
◇사회자=위원장에 당선되면 '이것만은 꼭 해결하겠다'는 것이 있다면.
◇이용득=노동조합 조직률을 올리는 것이다. 현재의 10.8% 수준으로는 절대 안된다. 조직률을 20%대로 끌어 올리면서 그 구성원 가운데 차별받는 노동자들의 조직률을 5~6%대로 확산시키겠다.
◇이동호=정책노총을 만들기 위해 체제를 정비하겠다. 제대로 정책을 개발할 수 있는 노총을 만들고 싶다. 정책노총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인력풀을 만들어야 한다.
◇이경식=위원장이 될 경우 인사, 조직, 재무 등을 반드시 공개하도록 하겠다. 열린노총이 돼야 한다. 대의원과 조합원이 몇 명인지도 모르는데 무슨 정치방침이 나올 수 있느냐. 원칙에 충실한 노총으로 돌아가는 것이 기본이다.
◇장대익=한국노총은 계파 갈등이 없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결의는 잘하는데 실천이 잘 안돼는 게 단점이다. 이 부분을 반드시 바로 잡겠다. 조합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위원장 후보들, 개별 질문에도 대답 '척척'
걸끄러운 질문 여유 있게 받아쳐…후보자 상호토론도 벌여
토론회에서 사회자는 개별질문을 통해 각 후보의 특징적인 공약에 대한 추가질문과 함께, 대답하기 껄끄러운 질문들도 던졌지만 각 후보들은 위원장 후보답게 개인의 생각을 소신껏 밝혔다.
하지만 일부 후보들은 개별질문이 사전에 미리 공개되지 않았던 까닭에 사회자의 예상치 못한 공격적인 질문에 멋쩍은 웃음을 짓거나, 때론 정면으로 맞받아치며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기도 했다.
장대익 후보는 “내부 통합을 강조하고 있는데 사회적 연대는 어떻게 풀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내부의 결속과 실천이 담보되지 않는 허술한 현 조직체계 속에서 사회적 연대는 들러리에 불과하다”며 “이름만 걸어놓는 따라하기식 연대는 필요없다”고 답했다.
이용득 후보는 “조직과 시스템에 의한 구조적 개혁보다는 언론보도 등 위원장 개인 행보에 많은 무게가 실린다는 평가가 있다”는 질문을 던지자, “언론을 통제할 수는 없지 않은가'라는 말로 받아치며 '노총 위원장을 부려먹는 사람들은 노총 조직과 간부들이고 나는 이들에 의해 움직여지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동호 후보는 “기획조정실장으로서 업무 추진과 성과가 미약했다는 비판이 있다”는 사회자의 지적에 대해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다며 “위에서 지시하는 사람이 제대로 업무를 지시했는지가 문제”라고 답해, 화살을 오히려 이용득 후보쪽으로 돌렸다. 이어 “스스로 높게 평가하진 않더라도 당당하게 업무를 추진했다고 자부한다”며 “사회자의 지적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경식 후보는 “단위노조 위원장 경험만으로 총연맹을 이끌어나가기에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 “바웬사, 토니 블레어나 클린턴 등은 모두 30~40대에 지도자로서 역할을 당당하게 했다”며 “한국노총이 위기에 빠진 것이 경륜이 부족한 사람들 때문인가'라고 꼬집었다.
한편 개별질문이 끝날 무렵, 사회자의 제안으로 예정에 없던 후보자들간 상호토론이 짧게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일부 후보자들 사이에서는 다소 감정 섞인 발언이 오가기도 했다.
이동호 후보는 이용득 후보를 향해 “선거운동 기간동안 지역본부 의장모임에 참석하거나, 별도의 간담회를 주최했다”면서 “특히 최근 지역본부 의장들의 지지성명 발표는 일종의 세 과시”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용득 후보는 이에 곧바로 “선거 때문이 아니라 이전부터 계속돼온 일정에 따른 것'이라고 일축한 뒤 “(지지성명 발표도) 조직 내부의 자발적인 것이기 때문에 문제라고 생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용득 후보는 특히 “인사정책에 실패했다”는 이동호 후보의 계속된 지적에 대해, 이 후보의 표현을 빌려 “삼고초려를 많이 했으나 뜻대로 잘 안됐다”고 시인한 뒤 “한국노총의 위상이 바로 서는게 중요하다. 좋은 사람이 있으면 추천을 해달라”며 이동호 후보에게 공(?)을 넘겼다. / 최봉석 기자 bstaiji@labortoday.co.kr
출처 : 2005-02-14 오후 6:22:47 입력 ⓒ매일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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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질문에서 개별질문, 상호토론까지
17일로 잡힌 노총 임원선거를 불과 5일 앞둔 지난 12일 열린 위원장 후보 초청토론회는 모두발언-공통질문·답변-개별질문·답변-상호토론-마무리발언의 순서로 진행됐다.
기호 순서에 따라 모두발언을 마친 뒤 각 후보들은 공통질문에 대한 답변을 시작하면서 서서히 열기를 높여가더니, 후보자 개인별 질문답변 시간에서 단점을 추궁하는 아픈 질문들이 쏟아지자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이어 예정에 없이 즉석에서 진행된 후보자간 상호토론에서 격한 감정들이 표출되기도 했지만 끝까지 발언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막바지 공통질문에 대한 답변과 마무리 발언에서는 차분히 선거에 임하는 각오를 다시 다졌다. 다음은 토론회에서 나온 주요 발언 요지.
<모두 발언>
◇장대익=현재 한국노총은 정체성이 훼손되는 등 중심이 없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조직이 유리되고 분열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어 이를 확실하게 바로잡기 위해서 출마했다. 현장과 조합원들의 뜻을 충분히 수렴해 노총의 중심을 세우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노총의 독자적인 정책 전략과 비전이 없이는 현 한국노동운동 진영과 사회적 연대활동의 중심에서 노총이 자리를 바로 잡을 수 없다.
◇이용득=4.15총선 참패 이후 노총은 최대 위기였고, 지난 5월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위원장에 당선됐다. 상당수 조합원들이나 대의원들이 노총의 위기극복을 위한 최대 적임자로 나를 선택한 것이다. 그때 대의원들이 나에게 8개월 동안 위원장을 잠시 맡으라는 뜻은 아니었을 것이다. 노총은 영향력을 잃어왔다. 그동안 다양한 부문·계층과 연대했고 현장 중심의 운동을 전개했다. 그리고 노총의 위기극복이라는 조직적 명령을 완수했다. 앞으로 3년간 제대로 된 검증을 받고 싶다.
◇이동호=8개월 전이나 지금이나 위기는 지속되고 있다. 이용득 위원장이 노총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대외적으로 노력한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속빈강정식의 이러한 활동이 노총의 내부를 제대로 개혁하고 변화를 가져왔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노총은 그동안 민주노총과 동일한 목소리를 내면서 독자적인 목소리가 없었다. 이 때문에 정책개발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지금 시점에서는 정책을 직접 집행하고 노동조합을 재건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노총 위원장에 가장 적절한 인물이다.
◇이경식=이용득 집행부는 지난 8개월 동안 진짜 제대로 된 집행부를 이끌어내고 선거제도 개혁을 이뤄내야 했다.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없다. 궁극적으로 노총 위원장의 정확한 방향과 노선이 없는 것이다. 이번 위원장 선거는 노총의 현주소를 정확히 진단하고 이런 부분들을 하나씩 개선해나가는 강한 의지가 필요한 시기다.
<공통질문, 답변>
◇사회자=“노동운동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그 원인은 무엇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경식=기아차 채용비리 사건 이후 노동운동 위기가 거론되는데 이는 일부의 문제다. 왜 이 문제가 노동계 전체의 위기문제로 부각되는지, 무슨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이를 위기로 물고 가는 일부 언론도 문제다. 일단 노동계 내부적으로 자정 역할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동호=결국 사람에 문제가 있다. 당초 운동을 시작하는 초심의 상태에서 많이 벗어나 결국 이권에 개입하고, 또한 귀족노조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궁극적으로 노동운동가들은 초심으로 돌아가서 노조 본래의 자정능력을 할 수 있는 강력한 체제를 구축하고 이같은 시스템을 정상화시키는 외부 감사제도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용득=기아차 문제로 노동운동 위기를 이야기할 것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 노동조합 조직률이 10.8%에 불과한 상황에서 고임금 노동자와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차이는 9배를 넘는다. 결국 비정규직, 차별받는 노동자들을 조직해야 한다. 기존 조합원들의 이익만을 주장하는 노동운동에서 탈피해야 한다.
◇장대익=비정규직이 무려 55%나 차지하고 있고 IMF 이후 계속 양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반 국민들은 노동운동에 대해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한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이게 위기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동자들은 노동운동 본연의 자기성찰이 필요하고, 가진 자들은 그렇지 못한 자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후보별, 주제별 발언내용 비교>
◇사회자=노무현 정부의 노동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특히 2월 임시국회의 비정규직 법안 대응이 임박했는데 이에 대한 대안은.
◇이동호=초기 친노동자적 입장에서 수구 보수세력의 공격으로 반노동자적 입장으로 선회했다. 노동계도 정부 정책에 대해 합리적인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는 자세가 미흡했지만, 정부도 노동정책 차원에서 지도감독 등 노사갈등 문제를 제대로 풀어나가기 위한 역할을 못했다. 비정규직 법안과 관련해서는 비정규 문제에 대해 노동계와 정부가 실태파악을 얼마나 정확하게 했는지가 중요하다. 법안은 재검토가 필요하다.
◇이용득=노무현 정부의 노동정책은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이전 정권과 뭔가 달라질 수 있다고 기대한 것 자체가 잘못이다. 노동정책에 대한 현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치는 사회적 대화의 틀을 완성시키는 것이다. 노조 입장에서도 사회적 대화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비정규직 법안 문제 역시 2월 임시국회에서 확실히 저지하되, 사회적 대화를 통해 재검토하도록 요구하고 이를 관철시킬 것이다.
◇장대익=노무현 정부의 노동정책이 사회 양극화의 주원인이다. 비정규직이 계속 양산되고 있지만 현 정부는 이 사태를 지속시키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작년 12월 이후 국회에 비정규법안이 상정돼 있는데 노총에서는 이 부분을 어떻게 슬기롭게 해결할 것인지 방법은 거의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지금이라도 네 후보가 함께 국회 환노위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경식=현 정부 노동정책을 평가하는 핵심은 사회 양극화 문제에 있다. 사회 안전망이 확보돼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노동계 전체가 문제를 제기해서 사회개혁쪽으로 나가야 한다. 법안 문제에 대해서는 장대익 후보가 제안한대로 네 후보가 환노위에 찾아가서 노총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이후 앞으로 들어설 집행부가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본다(발언 직후 이용득 후보가 후보들의 입장전달은 무의미하다고 제안을 거부함).
◇사회자=4.15 총선 이후 제기됐던 한국노총 위기론에 대해서는 지금 현재 어떻게 평가하나.
◇장대익=노총의 힘은 산별과 지역과 현장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를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다. 세 주체를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통합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노총의 힘을 강화시켜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경식= 녹색사민당과 노총이 운명을 같이한다는 발상 자체가 현장의 정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노총은 분명히 산별체제다. 이게 유기적으로 엮어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노총의 산별대표자들이 모여서 정치방침을 정해도 현장은 따로 움직인다.
◇이동호= 집행부가 어떤 일을 결정하고 추진할 때 독단적이어서는 안된다. 산별 및 지역과 교감을 형성하고 내부적으로 동의가 이뤄질 때 가능하다. 하지만 여전히 조직관리가 허술하다. 또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삼고초려, 오고초려를 해서라도 사람을 제대로 발굴해야 한다.
◇이용득=8개월 전과 다르다. 과거에는 조합원들이 한국노총 소속이라는 것을 부끄러워했으나 최근 현장을 다녀보면 당당해진 모습이다. 조직률을 봐도 한국노총의 위기는 아니다. 2004년 이후 한국노총의 조직률은 상승하고 있다. 이것이 현장운동이고 실천운동이다. 국민들도 한국노총의 위상을 다시 평가하고 있다.
◇사회자=그러면 한국노총 개혁의 상, 올바른 운동노선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이용득=노총이 책임 있는 조직이라면 국민경제와 사회적 분위기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공통의 이해와 목표가 있다면 협력적 관계로 갈 수도 있는 것이고, 싸울 때는 또 싸워야 한다. 이를 통해 국민들에게 사회적 주체로서 희망을 주는 조직이 돼야 한다.
◇이동호=노총 별도의 정책개발을 위한 인력풀을 만들어야 한다. 일선 현장에도 석박사급 조합원들이 많다. 이러한 인력풀을 어떻게 조직화하느냐에 따라 노총의 운명이 달라질 것이다. 운동노선은 중도좌파를 기본으로 하되 실용주의를 견지해야 한다.
◇이경식= 과거 노총을 병들게 했던 부분은 운동방향에 있어서 야합과 봉합으로 얼룩진 수구의 모습이었다. 문제는 일부 산별이 수구로 고착됐다는 것이다. 노동조합은 원칙과 대의에 맞게 가야 한다. 야합과 봉합으로 가는 방식은 절대 갈 길이 아니다.
◇장대익 = 개혁을 실천에 옮기려면 조직 내부의 힘이 있어야 한다. 결국에는 노총의 힘의 원천인 산별-지역-현장을 제대로 묶어내는 방안이 필요하다. 결국 개혁의 단초는 유사산별의 통합에 있다. 운동노선은 이동호 후보와 같다.
◇사회자=산별과 지역본부간의 유기적 관계설정이 어떠해야 하는지 다양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노총의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견해까지 말해달라.
◇장대익=산별대표자회의는 의결기관이고 지역은 집행기관이다. 이 두 관계를 실질적으로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하는 것이 관건이다.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한국노총의 중앙위원회를 통한 방법도 고려할만하다. 한국노총의 선거제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국회의원과 대통령 선거도 변하고 있는데 노총 선거제도만 변하지 않고 있다. 이런 부분은 철저하게 연구 검토해서 가장 모범적이고 투명한 선거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용득=지역본부가 중앙의 집행기구인데도 불구하고 노총 중앙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 잘 모른다. 산별대표자회의를 열면 지역본부에 비난이 나오고 지역본부 회의에서는 산별대표자회의를 비난한다. 결국 지역과 산별이 함께 회의를 하는 부분이 필요하다. 선거제도는 직선제가 많은 장점을 갖고 있지만 실천이 잘 안되고 있다.
◇이동호= 이것도 사람 문제이다. 산별위원장이나 지역본부장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결합하기 위한 의지가 필요하다. 결국 현장 활동가들을 노총 중앙차원에서 어떻게 육성 개발하느냐에 따라 노동조합의 활동이 정상화될 것이다. 직선제를 직접 시행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명부 확보만 일사분란하게 된다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하면 충분히 시행할 수 있다.
◇이경식=노총은 산별체제다. 유사산별 대통합을 통해서 조직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지역 본부의 역할은 그 다음이다. 선거제도는 문제가 많다. 노총 역사상 처음으로 선거중지가처분 신청을 냈다. 30명을 동원해 5일 동안 작업을 했는데도, 조합원 명부가 안나온다. 조합원과 대의원 명부도 안주는데 무슨 열린 노총인가.
◇사회자=위원장에 당선되면 '이것만은 꼭 해결하겠다'는 것이 있다면.
◇이용득=노동조합 조직률을 올리는 것이다. 현재의 10.8% 수준으로는 절대 안된다. 조직률을 20%대로 끌어 올리면서 그 구성원 가운데 차별받는 노동자들의 조직률을 5~6%대로 확산시키겠다.
◇이동호=정책노총을 만들기 위해 체제를 정비하겠다. 제대로 정책을 개발할 수 있는 노총을 만들고 싶다. 정책노총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인력풀을 만들어야 한다.
◇이경식=위원장이 될 경우 인사, 조직, 재무 등을 반드시 공개하도록 하겠다. 열린노총이 돼야 한다. 대의원과 조합원이 몇 명인지도 모르는데 무슨 정치방침이 나올 수 있느냐. 원칙에 충실한 노총으로 돌아가는 것이 기본이다.
◇장대익=한국노총은 계파 갈등이 없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결의는 잘하는데 실천이 잘 안돼는 게 단점이다. 이 부분을 반드시 바로 잡겠다. 조합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위원장 후보들, 개별 질문에도 대답 '척척'
걸끄러운 질문 여유 있게 받아쳐…후보자 상호토론도 벌여
토론회에서 사회자는 개별질문을 통해 각 후보의 특징적인 공약에 대한 추가질문과 함께, 대답하기 껄끄러운 질문들도 던졌지만 각 후보들은 위원장 후보답게 개인의 생각을 소신껏 밝혔다.
하지만 일부 후보들은 개별질문이 사전에 미리 공개되지 않았던 까닭에 사회자의 예상치 못한 공격적인 질문에 멋쩍은 웃음을 짓거나, 때론 정면으로 맞받아치며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기도 했다.
장대익 후보는 “내부 통합을 강조하고 있는데 사회적 연대는 어떻게 풀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내부의 결속과 실천이 담보되지 않는 허술한 현 조직체계 속에서 사회적 연대는 들러리에 불과하다”며 “이름만 걸어놓는 따라하기식 연대는 필요없다”고 답했다.
이용득 후보는 “조직과 시스템에 의한 구조적 개혁보다는 언론보도 등 위원장 개인 행보에 많은 무게가 실린다는 평가가 있다”는 질문을 던지자, “언론을 통제할 수는 없지 않은가'라는 말로 받아치며 '노총 위원장을 부려먹는 사람들은 노총 조직과 간부들이고 나는 이들에 의해 움직여지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동호 후보는 “기획조정실장으로서 업무 추진과 성과가 미약했다는 비판이 있다”는 사회자의 지적에 대해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다며 “위에서 지시하는 사람이 제대로 업무를 지시했는지가 문제”라고 답해, 화살을 오히려 이용득 후보쪽으로 돌렸다. 이어 “스스로 높게 평가하진 않더라도 당당하게 업무를 추진했다고 자부한다”며 “사회자의 지적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경식 후보는 “단위노조 위원장 경험만으로 총연맹을 이끌어나가기에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 “바웬사, 토니 블레어나 클린턴 등은 모두 30~40대에 지도자로서 역할을 당당하게 했다”며 “한국노총이 위기에 빠진 것이 경륜이 부족한 사람들 때문인가'라고 꼬집었다.
한편 개별질문이 끝날 무렵, 사회자의 제안으로 예정에 없던 후보자들간 상호토론이 짧게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일부 후보자들 사이에서는 다소 감정 섞인 발언이 오가기도 했다.
이동호 후보는 이용득 후보를 향해 “선거운동 기간동안 지역본부 의장모임에 참석하거나, 별도의 간담회를 주최했다”면서 “특히 최근 지역본부 의장들의 지지성명 발표는 일종의 세 과시”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용득 후보는 이에 곧바로 “선거 때문이 아니라 이전부터 계속돼온 일정에 따른 것'이라고 일축한 뒤 “(지지성명 발표도) 조직 내부의 자발적인 것이기 때문에 문제라고 생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용득 후보는 특히 “인사정책에 실패했다”는 이동호 후보의 계속된 지적에 대해, 이 후보의 표현을 빌려 “삼고초려를 많이 했으나 뜻대로 잘 안됐다”고 시인한 뒤 “한국노총의 위상이 바로 서는게 중요하다. 좋은 사람이 있으면 추천을 해달라”며 이동호 후보에게 공(?)을 넘겼다. / 최봉석 기자 bstaiji@labortoday.co.kr
출처 : 2005-02-14 오후 6:22:47 입력 ⓒ매일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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